
작년 추석 때였어요. 여섯 살 손자 녀석이 와서 딱 세 시간 만에 “할머니, 심심해”를 다섯 번이나 하더라고요. 텔레비전 틀어줘도 금방 싫다 하고, 과자 줘도 잠깐이고… 솔직히 당황했어요. 우리 애들 키울 땐 그냥 마당에서 뛰어놀면 됐는데, 요즘 손자들은 뭔가 달라도 다른 것 같더라고요. 그때부터 저도 나름대로 공부를 좀 했어요. 어떻게 하면 손자와 함께하는 놀이 시간이 서로 즐겁고, 할머니 할아버지도 너무 힘들지 않게 할 수 있을까 하고요. 오늘은 제가 평택 집에서 직접 해보고 ‘이건 진짜 되더라’ 싶었던 것들만 골라서 나눠드릴게요.
① 몸이 힘들지 않은 실내 놀이 4가지 – 무릎 걱정 없이 즐길 수 있어요
우리 나이에 손자랑 논다고 바닥에 엎드려 있다가는 다음 날 허리가 작살나잖아요. 저도 처음엔 그걸 몰랐는데요, 몇 번 고생하고 나서 ‘앉아서 할 수 있는 놀이’ 위주로 바꿨더니 훨씬 오래 같이 놀 수 있더라고요.
- 찰흙·클레이 놀이 – 마트에서 3,000~5,000원이면 살 수 있어요. 식탁 위에 신문지 깔고 같이 앉아서 하면 돼요. 손자는 공룡 만들고, 저는 만두 모양 만들면서 “이거 진짜 쪄먹고 싶다~” 하면 손자가 엄청 좋아하더라고요. 대화도 자연스럽게 되고요.
- 그림 그리기 + 이야기 만들기 – 그냥 그림만 그리면 금방 싫증 내는데, 각자 그린 그림을 이어붙여서 이야기를 만들면 30분은 거뜬히 가요. 손자가 그린 괴물 그림에 제가 “이 괴물 이름이 뭐야?” 하고 물어보면 신나서 막 설명해요.
- 블록 쌓기 도전 – 레고까지 안 가도 돼요. 집에 있는 나무 블록이나 빈 음료수 캔만 있어도 “10개까지 쌓아보자” 하면 손자가 눈을 반짝여요. 목표 숫자를 정해주는 게 포인트예요.
- 화투 그림 맞추기 – 화투를 게임으로 하는 게 아니라, 그림 카드처럼 뒤집어서 같은 패 찾기 놀이를 해요. 의외로 다섯 살만 넘어도 잘 따라와요. 기억력은 손자가 더 좋으니까 일부러 져주는 척도 해보고요.
② 바깥 나들이 놀이 – 평택 같은 소도시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어요

꼭 놀이공원이나 키즈카페 안 가도 돼요. 사실 저도 처음엔 “뭘 해줘야 하나” 걱정이 컸는데, 가까운 데서도 충분히 특별한 시간이 되더라고요.
- 공원에서 자연물 줍기 놀이 – 비닐봉투 하나 들고 나가서 “예쁜 돌멩이 5개, 나뭇잎 3가지 색깔” 이런 미션을 주면 손자가 탐험가처럼 신나게 찾아다녀요. 평택 안성천 산책로나 비전공원 같은 데서 해봤는데 진짜 잘 되더라고요.
- 재래시장 구경 – 평택 통복시장 같은 데 데려가면 손자 눈이 동그래져요. “할머니는 어릴 때 여기서 이런 걸 사 먹었어” 하면서 옛날이야기 해주면 자연스럽게 할머니 할아버지 어린 시절도 전달되고요. 500원짜리 군것질거리 하나씩 고르게 해주면 그날 집에 가서도 그 얘기를 한대요.
- 텃밭·화분 가꾸기 – 베란다 화분이라도 좋아요. 씨앗 심고 물 주고, 일주일 뒤에 손자가 다시 왔을 때 “야, 싹 났다!” 하는 순간 감동이 커요. 기다림을 배우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요.
③ 손자와의 놀이, 이것만 지키면 관계가 달라져요
놀이 종류도 중요하지만, 사실 어떻게 같이 노느냐가 더 중요하더라고요. 저도 시행착오를 좀 겪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이에요.
- 손자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기 – “그건 왜 그렇게 해?” 보다 “오, 그렇게 하는 거야? 신기하다!” 반응이 훨씬 좋아요. 어른이 자꾸 가르치려 들면 손자가 금방 재미없어하더라고요.
- 놀이 시간은 1시간 단위로 끊기 – 집중력이 40~50분이면 한계예요. 중간에 간식 타임 10분 넣고, 다시 다른 놀이로 바꾸면 2~3시간도 무리 없이 가요.
- 핸드폰은 잠깐 내려놓기 – 손자가 뭔가 보여주려 할 때 우리가 핸드폰 보고 있으면 아이가 생각보다 많이 상처받아요. 같이 있는 그 시간만큼은 눈을 맞춰주는 게 어떤 놀이보다 더 중요한 것 같아요.
손자와 함께하는 시간이 처음엔 어색하고 뭘 해줘야 할지 막막할 수 있어요. 저도 그랬거든요.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, 손자 입장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랑 같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특별한 거더라고요. 거창한 놀이 안 해도 괜찮아요. 오늘 소개한 것 중에 딱 하나만 골라서 다음에 손자 올 때 해보세요. 그 한 번이 나중에 손자 기억 속에 남는 가장 따뜻한 장면이 될 수 있거든요.
혹시 여러분은 손자, 손녀와 어떤 놀이를 즐겨 하시나요? 댓글로 알려주시면 저도 배우고 싶어요. 우리끼리 정보 나누면 더 좋잖아요. 😊